기초 · 천간 열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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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 열 글자

사주를 뽑으면 위처럼 여덟 글자가 나옵니다.

함사주 만세력 실제 화면
함사주 만세력 · 실제 화면 — 색과 글자가 이 글과 같습니다

사주를 뽑으면 위처럼 여덟 글자가 나옵니다. 처음 보면 빽빽해서 «이게 다 뭐야» 싶으시죠. 괜찮습니다. 오늘은 딱 윗줄만 봅니다. 네 기둥의 위에 나란히 서 있는 글자들, 이게 전부 천간(天干) — 하늘의 글자예요.

먼저, 원국판에서 천간이 어디인가

  • 윗줄 네 글자 — 천간(天干)입니다. 하늘의 기운, 겉으로 드러난 나와 세상이에요.
  • 아랫줄 네 글자 — 지지(地支)입니다. 땅의 글자, 다음 시간에 볼 부분이고요.

오늘 볼 건 위 네 칸에 쓰이는 글자들입니다. 그런데 그 위 칸에 들어갈 수 있는 글자는 딱 열 개뿐이에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이 열 글자만 손에 익으면, 원국판 윗줄은 거의 다 읽을 준비가 된 셈입니다.

열 글자는 어떻게 생겼나

외우려 하지 마세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만 보면 저절로 외워집니다.

세상 기운을 다섯으로 나눈 게 오행 — 나무·불·흙·쇠·물이에요. 여기에 «크고 굳센 쪽(양)»과 «부드럽고 촘촘한 쪽(음)»을 하나씩 붙이면 다섯 × 둘 = 열이 됩니다. 그러니 열 글자는 사실 다섯 쌍이에요.

甲(갑)
甲(갑)
乙(을)
乙(을)

나무 — 갑(甲)은 곧게 선 큰 나무, 을(乙)은 휘어 감고 오르는 덩굴·풀입니다.

丙(병)
丙(병)
丁(정)
丁(정)

불 — 병(丙)은 온 세상을 비추는 태양, 정(丁)은 방 안을 밝히는 촛불·등불이에요.

戊(무)
戊(무)
己(기)
己(기)

흙 — 무(戊)는 우뚝한 큰 산·제방, 기(己)는 무엇이든 받아 기르는 밭흙입니다.

庚(경)
庚(경)
辛(신)
辛(신)

쇠 — 경(庚)은 자르고 다듬는 무쇠·도끼, 신(辛)은 작고 빛나는 보석·바늘이에요.

壬(임)
壬(임)
癸(계)
癸(계)

물 — 임(壬)은 깊고 넓은 바다·큰물, 계(癸)는 조용히 스미는 이슬·빗물입니다.

같은 오행이라도 양은 «크고 굳세게», 음은 «부드럽고 촘촘하게». 이 짝만 보이면 열 글자가 다섯 그림으로 줄어듭니다.

왜 이걸 알아야 하나

같은 나무라도 큰 나무(갑)는 위로만 뻗고 굽히기를 싫어하고, 덩굴(을)은 벽이든 나무든 감고 올라 살아남습니다. 같은 물이라도 바다(임)는 속을 잘 안 보이고, 이슬(계)은 아무 데나 스며들어 적셔요. 같은 오행인데 결과 속도가 완전히 다른 것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꼭 짚어 둘 게 있어요. 이건 «성격 판정»이 아닙니다.

내가 갑목이라고 다 고집 센 사람이 되는 게 아니에요. 큰 나무도 어떤 땅에 서 있느냐, 곁에 물이 있느냐, 도끼가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자랍니다. 천간 한 글자는 첫 실마리일 뿐, 사람은 여덟 글자 전체의 관계로 정해집니다. 글자 하나로 사람을 단정하는 순간, 사주 공부는 거기서 멈춰요.

🔎 한 걸음 더 (중급) — 같은 글자도 «내가 누구냐»에 따라 뜻이 뒤집힌다

원국판 윗줄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가 태어난 날의 위 글자, 곧 일간(日干) — 나 자신입니다. 나머지 아홉 글자는 «내가 만나는 것들»이에요. 그래서 같은 글자를 만나도 내가 누구냐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내가 태양(병화)인 사람에게 나무는 «태워서 빛낼 땔감»이고, 물은 «너무 뜨거워지지 않게 조절해 주는 힘»이에요. 그런데 내가 바다(임수)인 사람에게 흙은 «물길을 잡아 주는 둑»이 되고, 불은 «찬물을 데워 주는 온기»가 되지요. 글자는 똑같은데 받는 «내»가 다르니 쓰임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사주를 읽을 땐 늘 내 일간부터 찾고 시작해요.

🔎 한 걸음 더 (중급) — «양간»과 «음간»의 살아가는 방식

양의 글자(갑·병·무·경·임)는 밖으로 드러내며 밀고 나가는 결이에요. 시원하고 크지만, 세밀함은 덜하죠. 음의 글자(을·정·기·신·계)는 안으로 스미며 촘촘히 챙기는 결입니다. 부드럽고 끈질기지만, 밖으로 티가 덜 나요. 예를 들어 큰 나무(갑)는 곧게 뻗다 부러질 수는 있어도 굽히진 않고, 덩굴(을)은 밟혀도 다시 감고 올라 «죽지 않는 힘»이 있습니다. 무쇠(경)는 단칼에 결단하지만, 보석(신)은 오래 다듬어 빛을 냅니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쁜 게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이에요. 내 일간이 양간인지 음간인지만 알아도, 내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절반은 읽힙니다.

내 원국판에서 천간 보기

함사주 만세력으로 사주를 뽑으면, 윗줄 네 글자가 그대로 뜹니다. 그 가운데 태어난 날의 위 글자가 «나»예요. 내가 큰 나무인지, 태양인지, 바다인지 — 열 그림 중 어느 것인지 눈으로 바로 확인하세요. 외울 필요 없이, 내 글자에 그림 하나 붙여 두면 나머지가 술술 따라옵니다.

천간 열 글자는 사주의 절반입니다. 이 열 그림만 마음에 담아 두시면, 다음에 아래 글자(지지)를 만날 때 훨씬 수월해져요.

完 讀 · 다 읽으셨습니다
함민우 낙관 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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